>*mina* Wrote…
>>ppappa Wrote…
마잠자.
>>
<3년간의 암호풀이>
>>
>>
>>
>>? 이별 ?
>>
>>
>>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제대를 불과 몇달 앞두었을 때였다. 어느날 면회
>>
>>
>>를 온 그녀는 한참동안 망설이더니 갑자기 해외로 떠난다고 했다.
>>
>>그것도 일주일 후에.
>>
>>나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.
>>
>>”무슨 얘기야,대체?”
>>
>>”가족이 모두 이민가. 나도 따라갈꺼야.”
>>
>>”가지마, 나를 두고 어떻게...”
>>
>>”가야해.”
>>
>>”안돼! 부탁이야!”
>>
>>”여기있으면 뭐할건데. 전부 이민 가는데 나 혼자 남을 순 없잖아.”
>>
>>”................”
>>
>>그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. 나랑 결혼해, 나랑 같이 살아.
>>
>>하지만 나는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.
>>
>>아직 제대가 몇달이나 남아있었고, 대학을 2년 반을 더 다녀야 했다.
>>
>>그후 취직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.
>>
>>전산과이기는 해도 기업체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지방캠퍼스인데다가 1학년
>>
>>때 성적은 바닥권이였다. 영어 실력도 빵점이였다.
>>
>>그것을 보충할 다른 뾰족한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였다.
>>
>>그녀도 말이 없었다. 이렇게 이별하는 건가?
>>
>>
>>안되는데, 안 되 는 데.........
>>
>>나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말했다.
>>
>>”연락처라도 남겨줘. 제대하면 날마다 전화할께.”
>>
>>”..................아냐, 안해도 돼”
>>
>>”왜? 왜 안된다는 거야? 그럼 편지는? 주소라도 가르쳐줘.”
>>
>>”편지는 하지 마.”
>>
>>”헤어지자는 거구나. 내가 싫어졌니? 다른 남자친구 생긴거야?”
>>
>>”그건 아냐.”
>>
>>그녀는 말을 딱 짤랐다. 슬픈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
>>
>>유난히 핏기가 없었다. 고민을 많이 했는지 몸도 무척 야위어 있었다.
>>
>>약간의 정적이 흘렀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.
>>
>>”다른 남자 생긴거, 절대 아냐.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종화, 너 밖에 없어.
>>
>>하지만 자세한 것은 묻지 말아줘. 부탁이야.”
>>
>>”그런데, 왜 전화조차 안된다는 거야?”
>>
>>나의 목소리는 다시 높아졌다. 그녀는 힘없이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.
>>
>>순간 그녀의 머리칼이 꽃힌 자그만 꽃머리핀이 눈에 들어왔다.
>>
>>내가 첫 휴가를 나갔을때 같이 거리를 거닐다가 샀던 거였다. 그녀가 입고
>>
>>온 옷도 그날 내가 선물했던 거였다.
>>
>>
>>”가지마, 제발 가지마. 가더라도 조금 있다가 돌아와줘.”
>>
>>”날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돌아올 때 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?”
>>
>>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맺혀 있었다. 나도 눈물이 치솟으려 했다.
>>
>>
>>”그래, 언제까지라도. 네가 돌아만 와 준다면.”
>>
>>나는 굳게 말했다.
>>
>>”그렇다면 좋아.”
>>
>>그녀는 뜻밖에도 품에서 빨간색 3.5인치 디스켓을 한장 꺼냈다.
>>
>>그리고 내 손에 꼬옥 쥐어주었다.
>>
>>”여기 우리가 다시만날 시간과 장소가 적혀있어.
>>
>>나는 3년뒤에 잠깐 귀국할 꺼야.
>>
>>그때 이곳으로 찾아와줘, 그러면 너랑 결혼하겠어.”
>>
>>”정말이야?”
>>
>>나는 너무 기뻐 환성을 지를 뻔 했다.결혼이라고? 하느님 감사합니다.
>>
>>
>>하지만 그녀는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이 말했다.
>>
>>”단 조건이 하나 있어.”
>>
>>”뭔데?”
>>
>>나는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물었다.
>>
>>”거기 내가 부탁한 것이 몇가지 적혀있어. 꼭 그대로 해줘야 해. 알았지?”
>>
>>”그래. 알았어.”
>>
>>”그럼 잘있어. 나 지금 가봐야 할 것 같아.”
>>
>>”주현아, 꼭 돌아와줘. 그때 만나! 널 사랑해!”
>>
>>”.......................”
>>
>>? 한글 3.0의 암호 ?
>>
>>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.
>>
>>그리고 그녀는 울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앞에서 사라져 갔다.
>>
>>그녀가 종이가 아니라 디스켓에 만남의 장소를 남겨둔것이 이상했지만
>>
>>나는 묻지 않았다.
>>
>>그보다 나는 오직 그 곳이 어디냐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.
>>
>>우리가 처음 만난 곳일까?
>>
>>아니면 첫키스를 나누었던 곳일까?
>>
>>그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몇 달남은 군대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.
>>
>>
>>컴퓨터라고는 286도 볼 수 없었던 말단 소총부대에 있었던 나는 제대할
>>
>>때까지 디스켓을 열어보지 못했다. 오직 관물대 속에 소중히 넣어두고
>>
>>행여나 깨질세라 조심스럽게 간직했다.
>>
>>그리고 제대하기가 무섭게 나는 제일 먼저 집으로 뛰어들어와 군복도
>>
>>벗지 않고 컴퓨터부터 켰다.
>>
>>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녀가 준 빨간 디스켓을 드라이브에 집어넣었다.
>>
>>
>>
>>뜻밖의 파일은 두개가 들어있었다.
>>
>>일단 둘 다 하드에 카피했고 곧장 아래아 한글 2.0으로 들어갔다.
>>
>>그녀가 내게 준 파일명은 FIRST.HWP와 SJHR.HWP였다.
>>
>>나는 FIRST.HWP를 먼저 불러들였다.
>>
>>아뿔싸! 파일은 3.0으로 저장되어 있었다.
>>
>>나는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하면서 부리나케 친구들에세 전화를 걸었다.
>>
>>축하주를 사준다는 놈들을 마다하고 3.0버전을 갖고는 녀석을 수소문해서
>>
>>부리나케 그의 집으로 달려갔다. 그와 인사를 대강 나눈 후 곧장 컴퓨터에
>>
>>디스켓을 넣은 후 그 파일을 불렀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.
>>
>>
>>사랑하는 종화에게.
>>
>>미안해. 나를 만날 장소는 다음 파일에 적혀있어. 거기엔 암호가
>>
>>걸려있는데 넌 그것을 풀어야만 나를 만날수 있어. 암호는 영어
>>
>>소문자로 입력되어 있어. 앞의 세글자는 내 이름의 약자 pjh이고
>>
>>그 다음에 영어 단어 하나가 있어. 아마 지금 이 글을 보는 너는
>>
>>무척 실망하고 있겠지.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건 반드시
>>
>>너 스스로 풀어야만 해. 나는 네가 풀수 있다고 믿어.
>>
>>나를 사랑한다면 직접 풀어줘.
>>
>>하지만 만약 3년 안으로 풀지 못하면 포기하도록 해.
>>
>>그 땐 나를 잊는 것이 좋을 거야.
>>
>>그리고 토익을 800점을 맞는 다면 이것을 푸는데 도움이 될 거야
>>
>>너의 천사 주현이가.
>>
>>일순간 나는 멍하게 있었다.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!
>>
>>잠시후에 나는 무작정 SJHR.HWP을 읽어들였다.
>>
>>혹시나 했지만 과연 ”암호를 넣으세요”하는 말이 떴다.
>>
>>나는 무턱대고 pjhangel을 쳤다. 하지만 아니었다.
>>
>>이어 pjhlove를 쳤지만 역시 아니었다. 나는 당황했다.
>>
>>정신없이 pretty, happy, marry를 잇따라 넣어 보았지만 모조리 아니었다.
>>
>>
>>”야, 큰일났다. 이걸 어떻게 하면 좋냐?”
>>
>>나는 친구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자문을 청했다.
>>
>>하지만 그 친구 또한 별로 뾰족한 수가 없었다.
>>
>>”아래아 한글 3.0의 암호를 푸는 방법은 아직 없어. 앞으로 언제 깨어진다는
>>
>>
>>보장도 없고. 무작정찍으면 아마 슈퍼컴퓨터로 해도 수백년이 걸릴거야.
>>
>>죽을때 까지 해도 가능성이 전혀 없을걸.”
>>
>>
>>”그럼 그녀가 불가능한 것을 제시해 놓고 나를 버리려했단 말이니?
>>
>>아냐, 그럴 리가 없어. 주현이는 절대 그럴 여자가 아니야.”
>>
>>나는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. 한참 후 친구녀석이 말했다.
>>
>>”맞아. 너를 속이려고 했던 것 같지는 않아. 만약 너를 속이려고 했다면
>>
>>텅빈 디스켓을 주던지 앞의 세자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지 했을꺼야.
>>
>>`사랑하는 종화”,나 `너의 천사 주현” 같은 말도 쓰지 않았을 거고.
>>
>>원수지고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거짓말 할리도 없고.
>>
>>종화야.
>>
>>그것보다 글이나 차분히 다시 읽어봐. 거기 무슨 힌트가 있을지도 몰라.”
>>
>>”그래, 맞아. 뭔가 힌트가 있을 거야.”
>>
>>나는 차분히 글을 읽어보았다. 몇번을 읽다 보니 이상한 것이 두가지 눈에
>>
>>띄기는 했다. 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반드시 내가 풀어야 하는 것일까?
>>
>>
>>그리고 토익점수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?
>>
>>하지만 당장 뾰족한 해답은 떠오르지 않았다.
>>
>>SJHR.HWP이란 파일의 뜻에 무슨 힌트가 있을까 했는데 그 뜻은 도무지
>>
>>알수가 없었다.
>>
>>? 해킹의 고수 ?
>>
>>나는 그 다음날부터 당장 암호풀이에 들어갔다.
>>
>>우선 제대 기념으로 부모님을 졸라 펜티엄 컴퓨터를 장만했고
>>
>>도스용 아래아 한글 3.0을 깔았다.
>>
>>그리고 글자를 입력시키는 수고를 덜기 위해 머리를 썼다.
>>
>>어차피 앞의 세글자 phj는 밝혀져 있다. 그것만이라도 자동으로 입력시키면
>>
>>부담이 적다. 나는 한글의 매크로 기능을 이용해 을 누르면
>>
>>바로 불러오기부터 pjh까지는 입력이 될 수 있도록 했다.
>>
>>그리고 나서 나는 다시 찍는 작업에 들어갔다.
>>
>>beautiful, rose, fine, white, happy, smile…..
>>
>>그중 어느것도 아니었다. 나도 beautiful과 같은 간단한 단어는 기대하지
>>
>>않았다. 아마 그녀는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, 그러면서도 우리 둘만이 알 수
>>
>>있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.
>>
>>하지만 노래, 영화, 책, 요리 할 것 없이 그녀가 좋아하는
>>
>>모든것을 동원했지만 허사였다. SJHR 또한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.
>>
>>
>>그때 낙담한 나에게 친구가 어깨를 치면서 말했다.
>>
>>”너무 서두르지마. 아직 2년 반이란 기간이 있잖아.
>>
>>그래도 명색이 전산과인데, 한번 해킹프로그램을 만들어 봐.
>>
>>어쩌면 그녀가 네 컴퓨터 실력을 테스트 해보는 것인지도 모르잖아.”
>>
>>그 녀석의 말을 듣자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.
>>
>>”맞아. 그녀는 전부터 내가 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것을 안타까와 했어.
>>
>>
>>아마 내가 직접 풀라거나, 토플을 잘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
>>
>>
>>해보라는 말 같아. 그래, 한번 직접 풀어볼거야. 반드시 풀어내고야 말거야.”
>>
>>
>>내 결심에 친구는 박수를 보냈다.
>>
>>” 잘 생각했다. 그런데 종화야, 어쩌면 SJHR은 슈퍼종화 홈런이 아닐까? ”
>>
>>” 뭐야? 하긴 그럴수도 있겠지. 아무튼 열심히 해봐야겠다. ”
>>
>>그때부터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. 나는 일단 서점에서 해킹에 관련
>>
>>
>>된 책들을 모조리 구입했다. 그리고 학교에서 제일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다는
>>
>>
>>선배들을 며칠간 따라다닌 끝에 2.0을 깨는 프로그램과 난수발생 프로그램을
>>
>>
>>얻는데 성공했다.
>>
>>그 동안 혹시 하는 마음에 그녀의 집에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이미 이사를
>>
>>간 후였다. 방법은 오직 암호를 푸는 수 밖에 없었다.
>>
>>나는 밤새 책을 보면서 연구를 했고 낮에는 선배를 쫓아다니면서 노하우를
>>
>>듣기에 바빴다.
>>
>>좋아하던 술과 당구, 볼링을 모두 끊었고 TV도 영화도 보지 않았다.
>>
>>먹고자는 시간을 빼면 오직 컴퓨터와 씨름했다.
>>
>>어느 덧 나는 컴퓨터 실력이 부쩍늘어가기 시작했다. 1년반이 지났을때
>>
>>나는 이미 나를 가르친 선배들을 추월했다.
>>
>>소설잘쓰는 친구가 국문과 학점을 잘 받는 것은 아니듯이 학점은 보통이었지
>>
>>
>>만 해킹실력만큼은 학교에서 첫째가는 고수였다.
>>
>>나는 수 많은 해킹프로그램의 소스를 분석했고 연습삼아 몇몇 게임의 락을
>>
>>깨 보기도 했다. 해킹 프로그램을 찾느라고 부지런히 돌아다닌 결과 인터넷
>>
>>또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별로없었다.
>>
>>그뿐이 아니었다. 일단 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니까 자연스럽게 컴퓨터에
>>
>>정이 붙었다. 나는 그래픽을 비롯한 컴퓨터의 다른 기능 또한 잠깐 사이에
>>
>>제법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.
>>
>>한편 나는 토플 또한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암호가 혹시 거기에 나온 단어
>>
>>
>>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. 하지만 암호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.
>>
>>
>>어느덧 4학년 2학기가 되었고 나는 순전히 컴퓨터 실력 만으로 교수의 추천을
>>
>>
>>받아 제법 그럴싸한 기업에 미리 취직을 했다.
>>
>>부모님께서는 흡족해하셨고 취업난에 시달리는 친구들은 모두 나를 부러워 했다.
>>
>>
>>하지만 막상 나는 조금씩 초초해 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.
>>
>>이제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, 어떻게 하나?
>>
>>
>>? UNDELETE ?
>>
>>
>>나는 도저히 암호를 풀 방법이 없었다.
>>
>>통신을 통해 만났던 S, K, P대의 해커 몇명도 내 사정을 듣고 같이 나섰지만
>>
>>
>>소용없었다. 아래아 한글 3.0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금성탕지였다.
>>
>>떠나간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. 절망적이었다.
>>
>>보름도 채 남지 않았던 어느날, 나는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.
>>
>>그 때 친구 하나가 나에게 뜻밖의 얘기를 해 주었다.
>>
>>
>>”야, 종화야, 며칠전에 생각난건데 그 SJHR이란 파일말이야,
>>
>>혹시 신조협려가 아닐까? ”
>>
>>”신조협려?”
>>
>>”그래, 거 있잖아. 영웅문 2부. 무척 감동적이니까 안 읽어봤으면 한번 읽어
>>봐.
>>
>>비디오로도 있는데.”
>>
>>
>>”............”
>>
>>
>>SJHR. 신조협려. 말은 되는 것 같았다. 그럼 그 소설이 어떤 힌트일까?
>>
>>나는 친구들과 헤어진후에 비틀거리면서 집에 들어 왔다.
>>
>>서점에 들러 책을 사려다가 여섯권짜리라길래 주머니 사정상 다음에 사기로 했다.
>>
>>
>>집에 들어온 나는 습관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.
>>
>>`주현아, 보고싶다, 어디에 있니? 난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다. 그런데....”
>>
>>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쓰다가 지워버렸다. 부치지 못할 편지를 왜 쓴단 말인가?
>>
>>
>>그러나 지운 순간 갑자기 후회스런 마음이 밀려왔다. 지우는 게 아닌데.
>>
>>그래도 남겨둘텐데. 그 녀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나에겐 추억일텐데,
>>
>>나는 백업파일을 찾아 편지를 복구했다.
>>
>>그 때 내 머리속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.
>>
>>혹시?
>>
>>그래. 어쩌면 그럴수도 있어!
>>
>>술이 확 깨였다.
>>
>>나는 덜리는 손으로 책상서랍에서 그녀가 준 빨간 3.5인치 디스켓을 꺼냈다.
>>
>>
>>2년동안 어떤 문서도 저장하지 않고 그녀가 준 그대로 소중히 간직한
>>
>>디스켓이였다. 나는 디스켓을 드라이브로 밀어 넣고 프롬프트를 a로 옮긴
>>
>>후에 undelete를 쳤다.
>>
>>잠시후 영문으로 된 설명과 함께 파일 ?INJOHR.HWP을 복구시킬 것인지를 묻는
>>
>>
>>메세지가 떴다.
>>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면서 y(예스)를 눌렀다.
>>
>>가끔 파일 이름을 정해놓았는데 나중에 바꾸고 싶을때가 있다.
>>
>>그런 경우 rename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`새이름으로”로 저장하고 옛날것을
>>
>>지우는 경우도 많다. 그럴때 옛날 것은 undelete 하면 살아나게 마련이다.
>>
>>내가 기대한 것은 그렇게 해서 살아나게 될 파일 중에 어쩌면 중요한 힌트가
>>
>>
>>될 만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였다.
>>
>>어쩌면 같은 디스켓에 있는 파일이니까 SJHR.HWP 의 백업본이 있을 수도
>>
>>있고, 그 것은 암호가 안되어 있을 수도 있었다.
>>
>>내용부터 쓰고, 고쳐쓰면서 엣날 것을 지우고, 그 다음에 암호를 지정하고...
>>
>>
>>이런 절차로 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 였다.
>>
>>
>>내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.
>>
>>?INJOHR.HWP란 파일이 있었던 것이다. ?INJOHR.HWP
>>
>>은 아마 SJHR.HWP의 처음 이름이었을 것이다. 나중에 바꾸었겠지.
>>
>>그렇다면 암호가 정해져 있지 않을 가능성은 더욱 높다.
>>
>>나는 애써 침착하려고 하면서 복구한 파일을 불러들였다.
>>
>>순간 나는 깜짝놀랐다.
>>
>>차마 믿을 수 없는 말들이 떠올랐던 것이다.
>>
>>나의 사랑 종화.
>>
>>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. 너를 속인거......... 용서해줘.
>>
>>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어.
>>
>>너를 마지막으로 찾아갔을때 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어.
>>
>>만약 그 사실을 말하면 네가 군대 생활 제대로 하지 못할까봐서..
>>
>>......... 탈영할까봐서........... 어쩔수 없이 거짓말을 했던 거야.
>>
>>그리고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어..
>>
>>내가 죽을 목숨이란 것을 알면 넌 분명히 매일 술에 쩔어 살것 같았어..
>>
>>그래서 일부러 암호를 장치하고, 그것을 풀게 노력하도록 유도한거야.
>>
>>그러면 아마 넌 그것을 풀기위해 컴퓨터 공부를 열심히 할 테니까.
>>
>>토플얘기도 그래서 썼던 거였어.
>>
>>네가 이것을 읽고 있을때 나는 이미 죽고 없을꺼야.
>>
>>내가 일부러 거짓말로 처음 세글자를 틀리게 가르쳐 줬으니까.
>>
>>아마 넌 한동안 헛수고를 했겠지.
>>
>>하지만 연금술사가 금을 제조하는데 실패했어도 화학의 발전을 가져왔듯이,
>>
>>너의 컴퓨터 실력은 무척 많이 발전했을거야.
>>
>>아마 이건 먼 훗일 누군가에 의해 한글 3.0이 깨어질때 풀리겠지.
>>
>>어쩌면 그 누군가가 너일 수도 있을 거고. 그랬음 좋겠다.
>>
>>며칠전에 신조협려란 책을 읽었어. 한 여자가 자신이 죽으면 남자가 따라
>>
>>죽을까봐 일부러 16년 후에 만나자고 거짓말을 남기고 벼랑에서 뛰어내리는
>>
>>장면이 너무 가슴아팠어.
>>
>>그럼 열심히 잘살고 하늘나라에서 만나. 아니면 다음 생에서.............
>>
>>우리 그땐 절대로 이렇게 빨리 헤어지지는 말자.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해.
>>
>>너만을 사랑했던 주현이가.
>>
>헉헉!!!
>이걸 언제?
>*mina* Wrote... >>ppappa Wrote... 마잠자. >><3년간의 암호풀이> >> >> >> >>? 이별 ? >> >> >>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제대를 불과 몇달 앞두었을 때였다. 어느날 면회 >> >> >>를 온 그녀는 한참동안 망설이더니 갑자기 해외로 떠난다고 했다. >> >>그것도 일주일 후에. >> >>나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. >> >>"무슨 얘기야,대체?" >> >>"가족이 모두 이민가. 나도 따라갈꺼야." >> >>"가지마, 나를 두고 어떻게..." >> >>"가야해." >> >>"안돼! 부탁이야!" >> >>"여기있으면 뭐할건데. 전부 이민 가는데 나 혼자 남을 순 없잖아." >> >>"................" >> >>그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. 나랑 결혼해, 나랑 같이 살아. >> >>하지만 나는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. >> >>아직 제대가 몇달이나 남아있었고, 대학을 2년 반을 더 다녀야 했다. >> >>그후 취직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. >> >>전산과이기는 해도 기업체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지방캠퍼스인데다가 1학년 >> >>때 성적은 바닥권이였다. 영어 실력도 빵점이였다. >> >>그것을 보충할 다른 뾰족한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였다. >> >>그녀도 말이 없었다. 이렇게 이별하는 건가? >> >> >>안되는데, 안 되 는 데......... >> >>나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말했다. >> >>"연락처라도 남겨줘. 제대하면 날마다 전화할께." >> >>"..................아냐, 안해도 돼" >> >>"왜? 왜 안된다는 거야? 그럼 편지는? 주소라도 가르쳐줘." >> >>"편지는 하지 마." >> >>"헤어지자는 거구나. 내가 싫어졌니? 다른 남자친구 생긴거야?" >> >>"그건 아냐." >> >>그녀는 말을 딱 짤랐다. 슬픈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>> >>유난히 핏기가 없었다. 고민을 많이 했는지 몸도 무척 야위어 있었다. >> >>약간의 정적이 흘렀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. >> >>"다른 남자 생긴거, 절대 아냐.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종화, 너 밖에 없어. >> >>하지만 자세한 것은 묻지 말아줘. 부탁이야." >> >>"그런데, 왜 전화조차 안된다는 거야?" >> >>나의 목소리는 다시 높아졌다. 그녀는 힘없이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. >> >>순간 그녀의 머리칼이 꽃힌 자그만 꽃머리핀이 눈에 들어왔다. >> >>내가 첫 휴가를 나갔을때 같이 거리를 거닐다가 샀던 거였다. 그녀가 입고 >> >>온 옷도 그날 내가 선물했던 거였다. >> >> >>"가지마, 제발 가지마. 가더라도 조금 있다가 돌아와줘." >> >>"날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돌아올 때 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?" >> >>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맺혀 있었다. 나도 눈물이 치솟으려 했다. >> >> >>"그래, 언제까지라도. 네가 돌아만 와 준다면." >> >>나는 굳게 말했다. >> >>"그렇다면 좋아." >> >>그녀는 뜻밖에도 품에서 빨간색 3.5인치 디스켓을 한장 꺼냈다. >> >>그리고 내 손에 꼬옥 쥐어주었다. >> >>"여기 우리가 다시만날 시간과 장소가 적혀있어. >> >>나는 3년뒤에 잠깐 귀국할 꺼야. >> >>그때 이곳으로 찾아와줘, 그러면 너랑 결혼하겠어." >> >>"정말이야?" >> >>나는 너무 기뻐 환성을 지를 뻔 했다.결혼이라고? 하느님 감사합니다. >> >> >>하지만 그녀는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이 말했다. >> >>"단 조건이 하나 있어." >> >>"뭔데?" >> >>나는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물었다. >> >>"거기 내가 부탁한 것이 몇가지 적혀있어. 꼭 그대로 해줘야 해. 알았지?" >> >>"그래. 알았어." >> >>"그럼 잘있어. 나 지금 가봐야 할 것 같아." >> >>"주현아, 꼭 돌아와줘. 그때 만나! 널 사랑해!" >> >>"......................." >> >>? 한글 3.0의 암호 ? >> >>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. >> >>그리고 그녀는 울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앞에서 사라져 갔다. >> >>그녀가 종이가 아니라 디스켓에 만남의 장소를 남겨둔것이 이상했지만 >> >>나는 묻지 않았다. >> >>그보다 나는 오직 그 곳이 어디냐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. >> >>우리가 처음 만난 곳일까? >> >>아니면 첫키스를 나누었던 곳일까? >> >>그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몇 달남은 군대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. >> >> >>컴퓨터라고는 286도 볼 수 없었던 말단 소총부대에 있었던 나는 제대할 >> >>때까지 디스켓을 열어보지 못했다. 오직 관물대 속에 소중히 넣어두고 >> >>행여나 깨질세라 조심스럽게 간직했다. >> >>그리고 제대하기가 무섭게 나는 제일 먼저 집으로 뛰어들어와 군복도 >> >>벗지 않고 컴퓨터부터 켰다. >> >>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녀가 준 빨간 디스켓을 드라이브에 집어넣었다. >> >> >> >>뜻밖의 파일은 두개가 들어있었다. >> >>일단 둘 다 하드에 카피했고 곧장 아래아 한글 2.0으로 들어갔다. >> >>그녀가 내게 준 파일명은 FIRST.HWP와 SJHR.HWP였다. >> >>나는 FIRST.HWP를 먼저 불러들였다. >> >>아뿔싸! 파일은 3.0으로 저장되어 있었다. >> >>나는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하면서 부리나케 친구들에세 전화를 걸었다. >> >>축하주를 사준다는 놈들을 마다하고 3.0버전을 갖고는 녀석을 수소문해서 >> >>부리나케 그의 집으로 달려갔다. 그와 인사를 대강 나눈 후 곧장 컴퓨터에 >> >>디스켓을 넣은 후 그 파일을 불렀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. >> >> >>사랑하는 종화에게. >> >>미안해. 나를 만날 장소는 다음 파일에 적혀있어. 거기엔 암호가 >> >>걸려있는데 넌 그것을 풀어야만 나를 만날수 있어. 암호는 영어 >> >>소문자로 입력되어 있어. 앞의 세글자는 내 이름의 약자 pjh이고 >> >>그 다음에 영어 단어 하나가 있어. 아마 지금 이 글을 보는 너는 >> >>무척 실망하고 있겠지.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건 반드시 >> >>너 스스로 풀어야만 해. 나는 네가 풀수 있다고 믿어. >> >>나를 사랑한다면 직접 풀어줘. >> >>하지만 만약 3년 안으로 풀지 못하면 포기하도록 해. >> >>그 땐 나를 잊는 것이 좋을 거야. >> >>그리고 토익을 800점을 맞는 다면 이것을 푸는데 도움이 될 거야 >> >>너의 천사 주현이가. >> >>일순간 나는 멍하게 있었다.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! >> >>잠시후에 나는 무작정 SJHR.HWP을 읽어들였다. >> >>혹시나 했지만 과연 "암호를 넣으세요"하는 말이 떴다. >> >>나는 무턱대고 pjhangel을 쳤다. 하지만 아니었다. >> >>이어 pjhlove를 쳤지만 역시 아니었다. 나는 당황했다. >> >>정신없이 pretty, happy, marry를 잇따라 넣어 보았지만 모조리 아니었다. >> >> >>"야, 큰일났다. 이걸 어떻게 하면 좋냐?" >> >>나는 친구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자문을 청했다. >> >>하지만 그 친구 또한 별로 뾰족한 수가 없었다. >> >>"아래아 한글 3.0의 암호를 푸는 방법은 아직 없어. 앞으로 언제 깨어진다는 >> >> >>보장도 없고. 무작정찍으면 아마 슈퍼컴퓨터로 해도 수백년이 걸릴거야. >> >>죽을때 까지 해도 가능성이 전혀 없을걸." >> >> >>"그럼 그녀가 불가능한 것을 제시해 놓고 나를 버리려했단 말이니? >> >>아냐, 그럴 리가 없어. 주현이는 절대 그럴 여자가 아니야." >> >>나는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. 한참 후 친구녀석이 말했다. >> >>"맞아. 너를 속이려고 했던 것 같지는 않아. 만약 너를 속이려고 했다면 >> >>텅빈 디스켓을 주던지 앞의 세자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지 했을꺼야. >> >>`사랑하는 종화",나 `너의 천사 주현" 같은 말도 쓰지 않았을 거고. >> >>원수지고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거짓말 할리도 없고. >> >>종화야. >> >>그것보다 글이나 차분히 다시 읽어봐. 거기 무슨 힌트가 있을지도 몰라." >> >>"그래, 맞아. 뭔가 힌트가 있을 거야." >> >>나는 차분히 글을 읽어보았다. 몇번을 읽다 보니 이상한 것이 두가지 눈에 >> >>띄기는 했다. 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반드시 내가 풀어야 하는 것일까? >> >> >>그리고 토익점수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? >> >>하지만 당장 뾰족한 해답은 떠오르지 않았다. >> >>SJHR.HWP이란 파일의 뜻에 무슨 힌트가 있을까 했는데 그 뜻은 도무지 >> >>알수가 없었다. >> >>? 해킹의 고수 ? >> >>나는 그 다음날부터 당장 암호풀이에 들어갔다. >> >>우선 제대 기념으로 부모님을 졸라 펜티엄 컴퓨터를 장만했고 >> >>도스용 아래아 한글 3.0을 깔았다. >> >>그리고 글자를 입력시키는 수고를 덜기 위해 머리를 썼다. >> >>어차피 앞의 세글자 phj는 밝혀져 있다. 그것만이라도 자동으로 입력시키면 >> >>부담이 적다. 나는 한글의 매크로 기능을 이용해 을 누르면 >> >>바로 불러오기부터 pjh까지는 입력이 될 수 있도록 했다. >> >>그리고 나서 나는 다시 찍는 작업에 들어갔다. >> >>beautiful, rose, fine, white, happy, smile..... >> >>그중 어느것도 아니었다. 나도 beautiful과 같은 간단한 단어는 기대하지 >> >>않았다. 아마 그녀는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, 그러면서도 우리 둘만이 알 수 >> >>있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. >> >>하지만 노래, 영화, 책, 요리 할 것 없이 그녀가 좋아하는 >> >>모든것을 동원했지만 허사였다. SJHR 또한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. >> >> >>그때 낙담한 나에게 친구가 어깨를 치면서 말했다. >> >>"너무 서두르지마. 아직 2년 반이란 기간이 있잖아. >> >>그래도 명색이 전산과인데, 한번 해킹프로그램을 만들어 봐. >> >>어쩌면 그녀가 네 컴퓨터 실력을 테스트 해보는 것인지도 모르잖아." >> >>그 녀석의 말을 듣자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. >> >>"맞아. 그녀는 전부터 내가 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것을 안타까와 했어. >> >> >>아마 내가 직접 풀라거나, 토플을 잘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>> >> >>해보라는 말 같아. 그래, 한번 직접 풀어볼거야. 반드시 풀어내고야 말거야." >> >> >>내 결심에 친구는 박수를 보냈다. >> >>" 잘 생각했다. 그런데 종화야, 어쩌면 SJHR은 슈퍼종화 홈런이 아닐까? " >> >>" 뭐야? 하긴 그럴수도 있겠지. 아무튼 열심히 해봐야겠다. " >> >>그때부터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. 나는 일단 서점에서 해킹에 관련 >> >> >>된 책들을 모조리 구입했다. 그리고 학교에서 제일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다는 >> >> >>선배들을 며칠간 따라다닌 끝에 2.0을 깨는 프로그램과 난수발생 프로그램을 >> >> >>얻는데 성공했다. >> >>그 동안 혹시 하는 마음에 그녀의 집에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이미 이사를 >> >>간 후였다. 방법은 오직 암호를 푸는 수 밖에 없었다. >> >>나는 밤새 책을 보면서 연구를 했고 낮에는 선배를 쫓아다니면서 노하우를 >> >>듣기에 바빴다. >> >>좋아하던 술과 당구, 볼링을 모두 끊었고 TV도 영화도 보지 않았다. >> >>먹고자는 시간을 빼면 오직 컴퓨터와 씨름했다. >> >>어느 덧 나는 컴퓨터 실력이 부쩍늘어가기 시작했다. 1년반이 지났을때 >> >>나는 이미 나를 가르친 선배들을 추월했다. >> >>소설잘쓰는 친구가 국문과 학점을 잘 받는 것은 아니듯이 학점은 보통이었지 >> >> >>만 해킹실력만큼은 학교에서 첫째가는 고수였다. >> >>나는 수 많은 해킹프로그램의 소스를 분석했고 연습삼아 몇몇 게임의 락을 >> >>깨 보기도 했다. 해킹 프로그램을 찾느라고 부지런히 돌아다닌 결과 인터넷 >> >>또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별로없었다. >> >>그뿐이 아니었다. 일단 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니까 자연스럽게 컴퓨터에 >> >>정이 붙었다. 나는 그래픽을 비롯한 컴퓨터의 다른 기능 또한 잠깐 사이에 >> >>제법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. >> >>한편 나는 토플 또한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암호가 혹시 거기에 나온 단어 >> >> >>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. 하지만 암호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. >> >> >>어느덧 4학년 2학기가 되었고 나는 순전히 컴퓨터 실력 만으로 교수의 추천을 >> >> >>받아 제법 그럴싸한 기업에 미리 취직을 했다. >> >>부모님께서는 흡족해하셨고 취업난에 시달리는 친구들은 모두 나를 부러워 했다. >> >> >>하지만 막상 나는 조금씩 초초해 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. >> >>이제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, 어떻게 하나? >> >> >>? UNDELETE ? >> >> >>나는 도저히 암호를 풀 방법이 없었다. >> >>통신을 통해 만났던 S, K, P대의 해커 몇명도 내 사정을 듣고 같이 나섰지만 >> >> >>소용없었다. 아래아 한글 3.0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금성탕지였다. >> >>떠나간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. 절망적이었다. >> >>보름도 채 남지 않았던 어느날, 나는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. >> >>그 때 친구 하나가 나에게 뜻밖의 얘기를 해 주었다. >> >> >>"야, 종화야, 며칠전에 생각난건데 그 SJHR이란 파일말이야, >> >>혹시 신조협려가 아닐까? " >> >>"신조협려?" >> >>"그래, 거 있잖아. 영웅문 2부. 무척 감동적이니까 안 읽어봤으면 한번 읽어 >>봐. >> >>비디오로도 있는데." >> >> >>"............" >> >> >>SJHR. 신조협려. 말은 되는 것 같았다. 그럼 그 소설이 어떤 힌트일까? >> >>나는 친구들과 헤어진후에 비틀거리면서 집에 들어 왔다. >> >>서점에 들러 책을 사려다가 여섯권짜리라길래 주머니 사정상 다음에 사기로 했다. >> >> >>집에 들어온 나는 습관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. >> >>`주현아, 보고싶다, 어디에 있니? 난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다. 그런데...." >> >>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쓰다가 지워버렸다. 부치지 못할 편지를 왜 쓴단 말인가? >> >> >>그러나 지운 순간 갑자기 후회스런 마음이 밀려왔다. 지우는 게 아닌데. >> >>그래도 남겨둘텐데. 그 녀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나에겐 추억일텐데, >> >>나는 백업파일을 찾아 편지를 복구했다. >> >>그 때 내 머리속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. >> >>혹시? >> >>그래. 어쩌면 그럴수도 있어! >> >>술이 확 깨였다. >> >>나는 덜리는 손으로 책상서랍에서 그녀가 준 빨간 3.5인치 디스켓을 꺼냈다. >> >> >>2년동안 어떤 문서도 저장하지 않고 그녀가 준 그대로 소중히 간직한 >> >>디스켓이였다. 나는 디스켓을 드라이브로 밀어 넣고 프롬프트를 a로 옮긴 >> >>후에 undelete를 쳤다. >> >>잠시후 영문으로 된 설명과 함께 파일 ?INJOHR.HWP을 복구시킬 것인지를 묻는 >> >> >>메세지가 떴다. >>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면서 y(예스)를 눌렀다. >> >>가끔 파일 이름을 정해놓았는데 나중에 바꾸고 싶을때가 있다. >> >>그런 경우 rename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`새이름으로"로 저장하고 옛날것을 >> >>지우는 경우도 많다. 그럴때 옛날 것은 undelete 하면 살아나게 마련이다. >> >>내가 기대한 것은 그렇게 해서 살아나게 될 파일 중에 어쩌면 중요한 힌트가 >> >> >>될 만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였다. >> >>어쩌면 같은 디스켓에 있는 파일이니까 SJHR.HWP 의 백업본이 있을 수도 >> >>있고, 그 것은 암호가 안되어 있을 수도 있었다. >> >>내용부터 쓰고, 고쳐쓰면서 엣날 것을 지우고, 그 다음에 암호를 지정하고... >> >> >>이런 절차로 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 였다. >> >> >>내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. >> >>?INJOHR.HWP란 파일이 있었던 것이다. ?INJOHR.HWP >> >>은 아마 SJHR.HWP의 처음 이름이었을 것이다. 나중에 바꾸었겠지. >> >>그렇다면 암호가 정해져 있지 않을 가능성은 더욱 높다. >> >>나는 애써 침착하려고 하면서 복구한 파일을 불러들였다. >> >>순간 나는 깜짝놀랐다. >> >>차마 믿을 수 없는 말들이 떠올랐던 것이다. >> >>나의 사랑 종화. >> >>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. 너를 속인거......... 용서해줘. >> >>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어. >> >>너를 마지막으로 찾아갔을때 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어. >> >>만약 그 사실을 말하면 네가 군대 생활 제대로 하지 못할까봐서.. >> >>......... 탈영할까봐서........... 어쩔수 없이 거짓말을 했던 거야. >> >>그리고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어.. >> >>내가 죽을 목숨이란 것을 알면 넌 분명히 매일 술에 쩔어 살것 같았어.. >> >>그래서 일부러 암호를 장치하고, 그것을 풀게 노력하도록 유도한거야. >> >>그러면 아마 넌 그것을 풀기위해 컴퓨터 공부를 열심히 할 테니까. >> >>토플얘기도 그래서 썼던 거였어. >> >>네가 이것을 읽고 있을때 나는 이미 죽고 없을꺼야. >> >>내가 일부러 거짓말로 처음 세글자를 틀리게 가르쳐 줬으니까. >> >>아마 넌 한동안 헛수고를 했겠지. >> >>하지만 연금술사가 금을 제조하는데 실패했어도 화학의 발전을 가져왔듯이, >> >>너의 컴퓨터 실력은 무척 많이 발전했을거야. >> >>아마 이건 먼 훗일 누군가에 의해 한글 3.0이 깨어질때 풀리겠지. >> >>어쩌면 그 누군가가 너일 수도 있을 거고. 그랬음 좋겠다. >> >>며칠전에 신조협려란 책을 읽었어. 한 여자가 자신이 죽으면 남자가 따라 >> >>죽을까봐 일부러 16년 후에 만나자고 거짓말을 남기고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>> >>장면이 너무 가슴아팠어. >> >>그럼 열심히 잘살고 하늘나라에서 만나. 아니면 다음 생에서............. >> >>우리 그땐 절대로 이렇게 빨리 헤어지지는 말자.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해. >> >>너만을 사랑했던 주현이가. >> >헉헉!!! >이걸 언제?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