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용녀와 절정곡 단장애에서 이별한 후 무공이 절정에 달한 양과가 자신이 평생 동안 익힌 여러 계파의 무학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경지의 장법을 만들었다. 한 팔을 잃은 양과가 직접 쓰기 위해 창안한 무공이기에 초수가 기이하다 못해 괴이할 지경이며 그 진정한 위력은 심경의 움직임으로부터 나온다는 천하에 짝을 찾기 어려운 기이한 장법. 총 17초식으로 이루어져 있다. 황약사의 말로는 곽정이 구사하는 항룡십팔장에도 뒤지지 않는 고절한 위력이라는 듯.
그러나 양과는 하나만 배워도 강호에 명성을 떨칠 수 있을 만한 각종 절기들을 익혔으나 오히려 한 가지라도 정통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. 그러면서도 다른 것들을 버리고 한 두가지만 취해서 익히자니 다른 것들을 아깝게 여긴다. 그래서 양과는 이 모든 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철저하게 융합시키는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, 그 결과물이 바로 암연소혼장이다.
이러한 것들만 보면 암연소혼장은 양과가 배운 무공들의 단순한 집대성 같지만, 장법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소용녀와 생이별한 양과의 비탄에 가득 찬 심정이다. 초식의 형태에 있어서는 오절들의 무공의 영향이 뚜렷하지만 복잡한 심경이 초식의 오묘한 부분을 끌어내는 근본 원리 자체는 양과가 독창해낸 것이다. 젊은 시절 다양한 무공을 자신만의 경지로 끌어올리지 못해 고뇌하다 “필요할 때 필요한 무공을 쓰자”라고 타협했던 양과가 마침내 진정한 자신의 경지에 도달한 결과물이 암연소혼장이라 할 수 있는 것.
작중 무학의 경지로는 최정상에 오른 주백통조차도 경탄한 무공으로, 곽정이 오랜 세월 연마한 항룡십팔장과 대등한 위력을 지닌 장법은 그 자체로 희귀한데다가 무학 덕후 주백통도 깜짝 놀랄 만큼 기상천외한 초식들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